모세혈관을 살려라9

2. ‘유령 혈관’ — 나이들며 위축되는 모세혈관에 대한 연구들

일본 가나자와 대학교의 다카쿠라 노부유키(高倉伸幸) 교수는 혈관생물학 분야에서 나이가 들면서 모세혈관이 어떻게 위축되고 소멸하는지를 연구해온 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연구는 이 현상에 ‘유령 혈관(Ghost Vessel)’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상적인 모세혈관은 가느다란 관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피가 밖으로 새지 않도록 두 겹의 세포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안쪽에서 혈액과 맞닿는 내피세포(Endothelial Cell), 그리고 바깥쪽에서 이를 감싸며 구조를 지지하는 주위세포(Pericyte)다. 이 두 세포를 서로 밀착시키는 데 관여하는 분자 신호 중 하나로 ‘Tie2 수용체’가 언급된다. 혈류가 원활하고 물리적 자극이 꾸준히 전달될 때는 이 신호 체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만성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고혈당, 노화 등으로 혈류가 정체되면 이 신호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연구들의 설명이다. 그 결과 주위세포의 접착력이 느슨해지고, 내피세포 사이에 틈이 생기면서 혈관이 점차 위축되어, 결국 신체의 대식세포에 의해 흡수되어 사라지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다카쿠라 교수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유령 혈관 현상이 30대 중후반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나이가 들수록 전신 모세혈관 밀도의 상당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제시된 바 있다(정확한 수치는 연구 대상과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관심이 있는 독자는 원문 연구를 함께 참고하시길 권한다). 손가락 끝, 어깨 관절 주변, 잇몸, 췌장, 신장 사구체처럼 순환이 상대적으로 더딘 부위일수록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으며, 이것이 다양한 만성적 질병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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