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미세 혈전 — 눈에 띄지 않게 쌓이는 걸림돌
그렇다면 원활하게 흐르던 모세혈관의 순환을 더디게 만들고, 혈관을 서서히 위축시키는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흔히 언급되는 것이 혈액 속을 떠돌다 모세혈관 입구에 걸리는 ‘미세 혈전(Micro-thrombus)’이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큰 혈전과 달리, 미세 혈전은 크기가 수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매우 작아 영상 검사로는 잘 포착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미세 혈전의 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흔히 거론되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 고혈당 찌꺼기: 정제 탄수화물과 당류 위주의 식습관으로 혈중 당 성분이 단백질과 결합해 형성되는 최종당화산물(AGEs).
- 산화된 콜레스테롤: 트랜스 지방과 가공식품,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변형된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
- 스트레스성 염증 물질: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로 분비되는 코르티솔 및 염증성 물질이 혈액의 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이런 물질들이 혈액 속 섬유소 단백질인 ‘피브린(Fibrin)’과 엉겨 붙으면서 작은 덩어리를 형성하고, 좁은 모세혈관 입구에 걸려 순환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관련 가설이다. 이 미세 혈전이 까다로운 이유는, 굵은 혈관에서는 이 정도 크기의 걸림돌이 혈류 전체에 뚜렷한 영향을 주지 않아 일반적인 혈액 검사나 영상 검사에서는 정상 소견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말초 순환에서는 미묘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이 조심스럽게 짚고 싶은 부분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왜 이렇게 말초 순환이 더뎌지기 쉬운 조건에 놓이는 것일까. 그 배경에는 자율신경의 작동 방식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다음 장에서 살펴볼 이야기다. 제3장에서는 자율신경과 모세혈관 사이의 관계를 조금 더 들여다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