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혈관을 살려라12

Part 2. 발효 과학 ‘BB1’이 만들어지기까지

제4장 [탄생] | 약콩과 발효 균주가 만나기까지

1. 10년을 챙겨 먹어도 달라지지 않았던 이유

61세 이성호(가명) 씨는 주변에서 알아주는 ‘건강 관리파’였다. 젊은 시절부터 체력 관리에 신경 써왔고, 10년 전부터는 한의학 서적과 민간요법에서 신장 기능과 혈액 순환에 좋다고 알려진 쥐눈이콩(서목태)을 하루도 빠짐없이 챙겨 먹었다. 매일 아침 국산 쥐눈이콩을 고소하게 볶아 곱게 가루로 낸 뒤, 두유에 타서 아침 식사 대용으로 마셨다. 쥐눈이콩이 혈관 건강에 좋다는 오랜 믿음을 의심 없이 따랐던 것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의 건강검진 결과는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 손가락 관절이 뻣뻣해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았고, 종아리에는 하지정맥류로 보이는 핏줄이 도드라졌다. 정기 건강검진을 받으러 간 병원에서 의사는 “혈액이 전반적으로 끈적한 편이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습니다. 신장 여과 기능도 예전보다 떨어지고 있으니 식단 조절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진료실을 나선 이 씨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남들은 엄두도 못 낼 만큼 꾸준히 약콩을 챙겨 먹었는데, 왜 몸은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았을까? 이런 경험 뒤에는, 원물 식품이 지닌 좋은 성분이 실제로 몸에 얼마나 잘 흡수되는지에 대한 물리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장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지점이다. 아무리 좋은 성분을 품은 식재료라도, 그것이 체내에서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기대한 만큼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2. 원물 그대로 섭취할 때의 세 가지 한계

예로부터 《동의보감(東醫寶鑑)》과 《본초강목(本草綱目)》 등 한의학 문헌에서는 쥐눈이콩(서목태)을 혈액 순환과 해독에 도움이 되는 약재로 기록해왔다. 실제로 쥐눈이콩에는 안토시아닌, 이소플라본, 폴리페놀, 다양한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를 단순히 볶거나 삶아서 섭취할 경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흡수상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발효 가공을 시도하게 된 배경이다.

첫 번째, 고분자 단백질 구조: 콩이 지닌 유효 성분들은 큰 단백질 사슬과 섬유질 속에 결합된 형태로 존재한다. 소화 효소만으로 이를 충분히 잘게 분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두 번째, 단단한 껍질과 흡수율: 쥐눈이콩 특유의 단단한 껍질은 영양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소화 흡수를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단순 조리만으로는 섭취한 성분의 상당 부분이 충분히 흡수되지 못한 채 배출될 수 있다.

세 번째, 혈전용해효소의 부재: 콩 원물 자체에는 혈관 속 피브린(섬유소)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있지 않다. 혈전 관련 작용을 기대한다면, 발효 등의 가공을 통해 관련 효소를 별도로 생성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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